[난임일기#6] 일산차병원 동결 이식 후기, 동결1차 비임신 종결, 자부담 비용
오늘은 조금은 슬펐던 이야기를 담아볼까 해요.
8월 16일에 시험관 시술을 시작해서 9월 23일에 첫 이식을 하게 되었어요.
1. 이식 당일
이식까지의 준비과정은 이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
[난임일기#5] 일산차병원 동결이식(인공주기) 준비, 병원 방문 횟수, 비용
배아이식 당일은 금식은 없이 예정된 시간에 방문해요.
처음 예약 시간은 11:20이었는데 시술 전에 연락이 와서 12:00로 시간이 변경됐어요.
배아가 향에 민감하므로 향이 강한 향수, 로션 등의 제품은 사용하지 말고 가야 했어요.
난자 채취 때와 동일하게 RI 카드는 꼭꼭 챙겨가야 합니다!

시술 시간에 따라 질정과 주사는 맞지 않고 가져가는 경우도 있던데
저는 시술시간이 조금 늦은 편이라 오전에 주사, 질정 모두 하고 갔어요!
대신 시술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질정은 6시 이전에 넣고 오라고 안내받았어요.
이때 중요한 게 물을 마시고 가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식 1~2시간 전에 물 500ml를 마셔서 방광을 채워야
이식 때 초음파 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환복 후 대기실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으면 이름을 호명해요.
시술 침대에 누운 후 그 상태로 수술실로 이동했어요.
2. 배아 이식
수술실에 도착하면 이름, 생년월일, 어떤 시술을 하러 왔는지 확인해요.
그러고 나서 배아 사진을 모니터로 보여주셨어요!
저는 5일배아였고, 막을까고 나온 감자배아 상태라고 알려주셨어요.
조금 웃기면서 슬펐던 건, 벽에 걸린 모니터로 배아 모양을 보여주시는데
누워있는 상태에서는 초음파용 모니터에 가려서 배아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어요.
"보이시죠?"
"아니요.. 가려서 안보여요ㅠㅠ"
"아이고..."
간호사님이 보이게 하려고 모니터를 돌려주셨는데 오히려 더 가려져서
잠깐 고개 들어서 보고 말았었어요ㅎㅎ
배아 형태보다는 시술이 잘 되는 게 중요하니까요!
배아 이식을 하는 데는 5분? 정도도 채 안 걸린 것 같아요.
배 초음파로 확인하면서 적절한 위치를 보고,
배아가 제대로 이식되었는지 확인 후 바로 회복실로 이동해요.
회복실에서도 10분? 정도 누워있다가 바로 나왔어요.
차병원은 이식을 하고 나면 빵과 두유가 들어있는 착붙기원 간식을 주는데요!
말 그대로 착붙하기를 바랐었네요 :)


이식 후 나오는 길에 뭔가 꼭 먹어야 할 것만 같은 추어탕도 한 그릇 하고ㅎㅎ
이식 당일만 쉬고 다음날부터는 일상생활했어요.

3. 1차 피검, 비임신 종결
9월 23일에 이식을 했고, 10월 2일에 1차 피검을 하기로 했어요.

이식 당일부터도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이식한 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5일배아는 빠르면 5~6일차부터도 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온다던데
혹시나 한 줄인 경우 그걸 보고도 약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서
피검 당일 아침, 모든 약과 주사를 다 한 후에 테스트기를 해봤어요.

혹시나 했는데 결과는 한 줄. 비임신이었어요.
한 번에 되면 로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 번에 되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기대했던 탓일까, 울컥하더라고요.
병원 가기 전까지만 슬퍼하자는 생각으로 남편한테 안겨서 울어버렸어요.
그래도 참 고마웠던 건, 남편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니 저도 같이 진정이 됐어요.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혹시 테스트해봤는지 물어보셨어요.
한 줄이었다고 얘기했더니 "아이고.." 한마디만 하시고는
바로 다음 일정을 말씀해 주셨는데, 오히려 이게 좋았어요.
약을 끊으면 2~3일 뒤에 생리가 시작될 텐데
그러면 바로 다음 차수를 진행하면 된다고 해요.
이식만 하는 건 진행 속도가 빨라서 정말 좋았어요.
이번에 이식했을 때 내막은 11mm로 두께도 좋았고,
착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NK cell 수치도 6.1로 괜찮고,
(12 이상이면 면역글로불린 등의 추가 처방이 있대요)
갑상선 TSH 수치도 1.61로 정상 범주이고 그 외 수치들도 정상이어서
일단 추가 처방 없이 다음 차수를 진행해 보기로 했어요.
그래도 차수 종결을 위해 피검을 진행해야 했고 몇 시간 뒤에 피검 결과가 문자로 왔어요.
결과는 0.2 였어요. 10부터 임신으로 판단해요.

예상했던 결과이기도 했고, 막상 이걸 보고 나니 담담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못 했던 거 다 하자!는 생각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한잔 하고ㅎㅎ
피검 문자를 받고 5시쯤에 병원에서 전화가 오는데요,
교수님께서 검사 결과 확인하고 아예 착상 시도도 안됐던 것 같다며
다음 차수를 어떻게 진행할지 한 번 더 말씀해 주셨어요.
이렇게 제 동결1차 시술은 종결되었습니다.
일산차병원은 배아 사진은 주지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비임신으로 종결하고 나니 배아 사진이 없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안 그랬으면 사진 보면서 괜히 더 슬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4. 동결1차 총비용, 자부담 비용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동결 시술 지원금은 50만 원이에요.

자부담 비용은 약값 포함 348,580원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비급여 약제들이 많다 보니
이것저것 추가하다 보면 정말 금방 소진되는 것 같네요 😅